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항공 이슈

"내 이럴 줄 알았어..." 러시아제 헬기, 결국 운용 차질 생기나

산불 발생 때마다 활약하는 산림청 소속 헬기, 카모프 Ka-32는 러시아제 헬리콥터다. 주로 미국이나 유럽제 항공기를 사용하는 국내에서 웬 러시아제 항공기인가 싶지만, 그럴 사정이 있다. 구 소련이 무너지면서 기존에 제공했던 경협 차관을 현금으로 갚지 못하게 된 러시아로부터 1992년 여러 가지 현물로 받게 된 것. 일명, 불곰사업이다. 그 과정에서 들어온 것이 바로 Ka-32 헬기다. 

 

문제는 국내 헬기의 MRO 시장은 해외 정비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었다. 특히 러시아제 헬기처럼 체제 갈등이 불거질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. 설마 했던 이런 상황이 현실화 되었다. 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정부는 맞대응으로 소위 '비우호국'을 발표했다. 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이 그 대상인데 요즘 국제적 역할과 위상이 높아진 우리나라도 여기에 포함되었다. 

 

국내 산불 진압용 산림청 헬기의 절반 이상이 Ka-32다. 카모프뿐만 아니라, 경찰이 대테러 작전, 고속도로 순찰 등에 운용하는 Mi-172 헬기도 있다. 이에 따라 국내에서 운용 중인 러시아제 헬기의 유지보수에 비상이 걸렸다. 만약 러시아가 수출입 혹은 외화 송금 등에 제한을 가하면 헬기의 유지, 보수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. 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어 있는 걸까?

 

 

 

미국이나 유럽제 헬기에 비해 세련된 맛은 없지만...(편견인가요?) 러시아제 Ka-32는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는다. 게다가 짜리몽땅해 보이는 외형과는 달리 3톤이 넘는 물을 수납할 수 있는 대형 헬기다. 추력이 좋은 동축반전 로터를 장착해 지형이 험하고 바람도 센 강원도 같은 지역에서도 무리 없이 활용한다고. 

 

 

 

1993년 한국에 처음 도입된 이 기종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. 국내 해경, 국립공원 등 정부기관이 운용하는 Ka-32는 40대가 넘는데, 이중 산림청 보유가 29대에 달한다. "이제 이 헬기 없으면 산불은 어떻게 끄나..."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.